2008/11/19 18:19
여름은 그렇게 무덥다가 아무도 모르게 불어온 초가을 바람이 약간은 감성적이고, 멜랑콜리한 나를 만들어 주던 날.
그저 조용히.
숭고할 정도로 아름답던 서녘의 황혼과 희미한 달무리에 취해 지친 일상을 달래고 있을 때…

선물을 받았어요.
가을바람이 꽤나 시리던 날.
가슴 한구석을 따뜻함으로 채워 주었던 선물.

군대란 곳이 여러 보안상의 절차로 일일특급, 배송 등을 제때 받기란 불가능 한지라 이미 한국에 안 계실 상황이 너무나 안타까웠죠. 단 하루만 빨리 도착했어도 편지는 제쳐두고, 두근거리는 마음 앞세워 감사하다는 전화라도 해볼 수 있었을 것을…
한 달이 훨씬 지난 지금에서야 집으로 내려오는 기차에 몸을 싣고 짧은 편지를 씁니다.
고맙다고…

그 동안.
어린왕자를 다시 읽어야만 했어요. 그냥 그래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죠. 십 년도 더 지나 다시 만난 왕자는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더군요. 소중함을 일깨워 준…
선임에게 부탁을 하나 했어요. 공룡같이 거대한 제 트럭에 아기자기한 별 하나 그려달라고…
후훗! 맘씨 좋은 선임은 저만 알아볼 수 있는 별 하날 그려주었죠.
그리고 내려오는 오늘 처음으로 군번 줄 대신 목걸이를 목에 걸고 있어요. 붉은 별과 같이 내 마음도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 차길…
아날로그 편지로 전해 드리지 못함이 못내 아쉽네요.
부끄러운 글씨체라도 꼬깃꼬깃 써 보내고 싶었는데…ㅎㅎ

그 넓은 Dune들 사이사이 어디엔가 지친 이들을 위한 물웅덩이를 간직하고 있는 듄님.(어디에선가 많이 본 표현?ㅎㅎ)
형편없는 글로썬 감사함을 표현할 길이 없네요…
늘 건강히…행복하게…




 
Posted by 미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