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슬펐던 나날들 이었지요
우리 모두가 안타깝고 힘들었던 나날들이었지요
며칠이 지나고 새벽 두시가 넘어서였지요
잠에서 깨었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충격적인 사실을 비로소 받아들이니 그제서야 한 줄기 눈물이 주륵 흐르더군요
당신은 비로소 우리의 머리가 되었을 때 되려 수 없이 욕을 먹어야 했고, 공격을 당했죠
당신을 따르던 자들도 점점 떠나가버렸지요
얼마나 외로웠나요
당신은 당신의 이상을 이루지 못한, 어떻게 보면 실패한 정치가가 되어 버렸어요
당신의 손을 들어준 대중마저 욕을 하며 등을 돌려도, 당신 욕 한마디 한 적 없었지요
그런데 당신에게 처음으로 욕을 했어요
원망했어요
당신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세우고 한줌의 흙으로 돌아갔지요
끝까지 응원하던 자들 가슴에 남을 깊은 슬픔을 어찌하시려고 그렇게 가야만 했나요
그저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려던 시골뜨기 당신을 가끔 바라보는게 좋았지요
언젠가는 꼭 찾아 뵈려고 했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그 기회마저 저 바위 아래로 사라지고 말았어요
당신같은 사람이 어디있었습니까
늘 당신을 광해군에 비교하곤 했어요
세월이 흐르면 역사가 당신을 새롭게 조명할 것이라고 당신을 옹호하며 다녔지요
당신의 깊은 주름에서는 더욱 깊은 서민의 애환과 향내가 느껴졌지요
당신의 온화한 눈가와 미소가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어요
당신의 느린 걸음걸이와 살짝 굽어보이는 등에서는 늘 겸손이 느껴졌지요
가끔 당신의 입에서 나온 언어를 사람들은 거부했지만, 그것은 편견이란 감옥 속에 같힌 우리들이기 때문이죠
당신은 지독히 고집스러웠어요
당신은 늘 소신대로 살려 했어요
그런 당신에 끌리게 됐었나봐요
당신 스스로 바보라고 했어요
바보당신이 좋았어요
정말 당신같은 사람이 어디있을까요
이젠 너무나 자주 눈물이 고이는 군요
도처에 널리게 된 당신의 사진만 봐도 목이 매이는 군요
온갖 매체를 통해 당신의 목소리만 들어도 코끝이 찡해 오는군요
당신이 한마리의 새가 되어 날아갔기에 이제 당신은 전설이 돼버렸네요
여전히 인정하고 싶지 않네요
그저 바보 당신이 시골뜨기 당신이 그리울 따름이네요
고생 많았어요
이젠 푹 쉬어요
푹 쉬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