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이다. 이때쯤부터 졸업 문화에 대한 기사들이 난무하는데 해가 가면 갈수록 꼴들이 한심하다. 여고생들이 온 몸에 밀가루 따위를 뒤집어쓰고 몇몇은 속옷만 입을 채로 바다로 뛰어 드는 꼴, 십 수 명이 왕따로 보이는 한 여학생을 둘러싸 옷을 벗기고(찢어버리고) 온 몸에 오물 아닌 오물을 뿌리는 행위. 내 진짜 남들 다 보는 신성한(?) 블로그라 직접적인 욕은 안 쓰지만... 이런 샹ㅁㄴ어리; 엏ㄷㄱㄱㅎ...
과연 아직 어리다는 핑계로 넘어가 줄 수 있는 그런 수준의 정신 연령은 아니질 않는가. 졸업하면서 개념은 교실에 두고 졸업한 한심한 녀석들 그냥 확 싸잡아서 처벌을 해야 돼!
남친이 성매매를 강요하는 10대 포주 소식이 들리질 않나. 아휴 이런 뉴스들만 보면 나중에 결혼해서 자식을 키울 자신이 벌써부터 없어진다. 벌써부터 이런 고민 하는 나도 웃기지만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는 걸 어떻해...
- ㄹㅈ택배에서 골병들어가며 일을 두 번한 후 하루 쉰다니깐 오는 문자. '일 쉬면 끝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솔직히 더러워서 더 이상 갈 이유도 없었지만, 건방진 택배. 뼈 빠지게 착취당해줬는데 정말 연락도 없다니. 여튼 첫날 같이 꼬셔 데려갔던 친구는 다리에 깁스까지 하게 됐다. 몇 주 전에 발목을 크게 접질렸던 게 괜찮다가 무리를 하니 인대가 늘어나고 속에 염증이 생겼다 보더라. 같이 가자고 한 이가 나인지라 미안한 마음에 친구 녀석의 집에 가 온갖 수발 다 들어주고 왔다. 하다못해 나올 때 음식물 쓰레기까지 들고 나와 버려준 미라수.
- 지난 일요일 밤. ㅇㄴ와 ㅇㅂ이와 대학가서부터 집으로 터벅터벅 장난을 치며 걸어오던 날. 너는 내 등에 업히고, ㅇㅂ이 등에 업히고. 옛날 그대로 변한 건 하나도 없는 우리들이었다. 이 시간들이 영원하면 얼마나 좋을까.
- 월요일. 시골에 내려왔다. 단기알바를 또 찾아서 해 보려 했지만, 농장 그 자체만으로도 돈보다 중요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삼촌이 고향 선산과 시조할아버지 묘소를 가자고 전역하자마자 불렀던 걸 알바하고 어쩌느라 미루다 이제 내려가게 됐다. 어렸을 때 학교선 꼭 조사를 하는 게 있다. 그 중에 시조와 무슨 파인지 적어가야 하는 설문지. 기독교집안인지라 크게 신경을 쓰는 사람이 없어서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대충 '금성정씨' 하고 적어갔던 게 전부다. 시골로 내려오는 길에서 삼촌께 시조부터 집안 내력에 대해서 듣고선 꽤 놀랐다. 시조가 중국인이라니... 어려서부터 삼국지를 광적으로 좋아했던지라. 그 시절 내가 만약 중국 광활한 땅에서 태어났더라면 하는 상상을 많이 하곤 했다. 그 상상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온 느낌이다. 오늘은 할아버지, 아버지의 고향 선산에 갔다. 삼촌은 장손인 조카를 일부러 데려오신 듯하다. 전엔 전혀 신경 밖의 일들이 지금은 조금씩 내 일로 느껴진다.
선산, 가족의 고향 근처에 겨울바다를 가 보았다. 사실은 선산보다 바다가 보고 싶어서 시골에 내려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친구들과 거창하게 잡았던 통영, 거제여행이 파토 나버린 후 단지 바다가 더더욱 절실했던 까닭이다. 안개 자욱하여 파도 소리만 들리지만 그래도 좋은 곳이 바다다.
- 어젯밤 두시쯤이었을까. 자다가 친구에게서 온 문자를 받은 후 좀처럼 잘 수 없었다. 그렇게 머리가 자주 아프면 병원에 가야지. 아파서 우는 건지, 속에 얼마나 커다란 슬픔이 있으면 우는 건지 눈가에 바가지를 사서 눈가에 달아놓아야겠다는 너를 달래느라 깨버린 잠.
세시쯤부터는 뒤척이다 잠을 깨신 할머니가 평생 가슴속에 묻고 사셨던 한을 들어드리느라 가슴이 너무 아파 뜬눈으로 지새운 밤. 조금이라도 소중한 이들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 나이고 싶다.
- 시골의 장에 다녀왔다. 이곳의 4, 9일인 5일장 중 설을 마지막으로 앞둔 오늘은 특별히 큰 장이다. 전국 어디를 가도 대목인 시골의 장처럼 활기를 띄는 곳이 있을까. 할머니들의 흥정을 보노라면 웃음이 피식 나온다. 기 센 이가 왕인 시골의 장. 실랑이를 벌이면서도 정이 느껴진다. 할머니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이것저것 다 받아드니 두 팔 아픈 건 둘째 치고 양 손에 생선 비린내가 장난 아니다. 그래도 즐겁다.
Ps. 며칠째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구나. 내리는 비가 너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