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7/27 20:52

  삼국지하면 떠오르는 게임사는 Koei 일명 돈에이라고 하는 일본의 게임회사. 그 회사가 삼국지를 꾸준히 만들어 주는 것은 너무나 반갑지만, 보통 게임의 두 배 이상 뛰는 CD가격은 나 같은 가난한 학생들은 정품사기 참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하지만 그 회사가 맘에 드는 것은 삼국지게임만은 다른 회사들에 비해 훨씬 완성도가 높고, 더 중요한 사실은 게임보다 순전 음악 때문에 CD를 구입할 정도로 OST에 공을 들인다는 것. 톡특하게 삼국지게임CD는 바로 CD플레이어에 넣어서 OST를 재생시킬 수 가 있다. 그만큼 OST에 자신 있음을 내비치는 Koei를 볼 수 있다.

  최근 다시 삼국지 게임을 하다 우연찮게 삼국지6의 음악이 내 귀로 흘러들었고, 그 순간 삼국지6의 마치 향수와도 같은 그리움에 빠져 정품CD를 구하려고 백방으로 애를 썼지만 거의 고전이 다 돼가는 게임CD를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였다. 소장가치가 있는 게임으로 인식되고 있는 게임인지라 중고를 구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P2P에 돌아다니는 파일들은 전부 립버전이기 때문에 주된 목적이었던 OST를 들을 수 없어서 거들떠보지도 않았기때문에 구하는데 더 어려움을 겪었다. 소장하려고 하는 정품CD는 아직 못 구했지만, 온전한 가상CD를 부탁 끝에 어렵사리 다운 받을 수 있었기에 삼국지6의 음악들을 거의 9년(?) 만에 다시 들을 수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삼국지 시리즈들 중 6의 음악을 가장 좋아한다. 초등학교 시절 게임도 게임이었지만, 게임을 실행시켜놓고 그냥 삼국지 음악만을 듣기도 했었다. 보통 당시 또래들은 S.E.S. H.O.T.의 가요들을 많이 들었지만, 나는 유별나게 이러한 경음악을 듣고 감동받았다. 아마 그 때부터 내 음악 스타일이 이렇게 흐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친구들은 내 워크맨, CDP를 들으며 ‘넌 왜 이런 것만 듣냐?’ 라는 소리를 한 두 번 들어본 것이 아니다. 음악에 있어선 왕따였다. 이야기가 딴 곳으로 새 버렸지만, 여튼 삼국지6의 음악에 홀랑 빠져 살았을 때가 있었다.

  매니아들의 대부분은 삼국지5의 음악을 최고로 쳐 주지만, 내 생각 같아서는 오케스트라 성향이 매우 강한 5의 음악은 게임보다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 더 어울릴 법 하다. 음악으로만 놓고 보면 완성도는 6보다 5가 훨씬 높은 것 같지만 삼국지6에 대한 정이 커서 그런지...아니 어쨌든 난 6의 음악이 가장 좋았다. 딱 내 스타일이었다.
아쉬운 것은 6이후 게임에 집중 할 수 있도록 일부러 그런 건지 음악 성향이 고요하거나 약간 낮고 장중하게 깔아주는 편이다. 또 음악들이 비슷비슷한 경향을 보여서 금방 질려버린다. 삼국지 11을 할 때는 아예 배경음을 끄고 다른 음악을 켜 놓는다. 부디 삼국지12가 나오면 5,6와 같은 음악으로 돌아가길...


  음악에 대한 간략한 얘기를 하자면 3번 트랙인 출행이라는 곡. 삼국지6에서 가장 듣기 싫었던 음악이다. 이 음악은 아마도 성 한 개부터 세 개까진지 네 개까진지 점령하고 있을 때 흘러나오는 음악이다. 나는 보통 유비로 게임을 시작했기 때문에 성도 별로 없고 발전도 힘들었던 초반시절 약간은 쓸쓸한 저 음악을 계속 들어가며 적들을 힘겹게 막아내야 했기에 언제 저 음악 안 듣나 이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거의 9년 만에 저 출행이라는 음악. 아련한 추억이 떠올라 순간 눈물이 고이더라...이렇게 평화롭고 고요한 음악을 듣기 싫어했다니.

  5번 트랙인 만국번창. 가장 흥겨운 음악이 아닐까? 이 음악을 들으면 오나라가 생각난다. 강동의 비옥토가 기반인 오나라. 가을의 추수가 끝나고 풍년임에 사람들이 신나 밤새도록 잔치를 벌이며 춤을 추는 그런 장면이 연상되는 곡이다. 중국에 그런 거 있잖아. 아주 긴 용의 탈을 십 수 명의 사람들이 쓰고 뛰노는 거 딱 그게 떠오른다.

  6번 트랙 군웅할거. 이 곡을 가장 좋아했다. 듣고 싶어 열망했다고 하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 모르겠다.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성을 20여개 이상 차지해야 흘러나오는 곡 이었을 것이다. 가난했던 유비로 광활한 땅을 차지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이 음악이 흐르고 통일하는 시간의 배 이상 걸렸다. 그래서 더더욱 이 곡 듣기를 열망했을지도 모른다. 한 번씩 조예가 위나라의 황제로 등장하는 마지막 시나리오에서 위나라를 선택해 일부러 이 음악을 듣기까지 했으니...웅장한 느낌이 참 좋다.

  8번 트랙 대하유유라는 곡은 아마 오장원의 제갈량이 죽는 이벤트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 게임을 하면서도 제갈량이 죽을 그 상황을 상상하며 침울해 하곤 하였다.

  13번 트랙의 적막은 가장 듣기 힘든 곡이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한 번도 못 들어본 곡 아닌가 싶다. 아마 군주가 죽었을 때 흐르던 음악이었으리라. 1번의 타이틀 트랙인 여명의 멜로디를 피아노로 아주 슬픈 느낌으로 편곡을 해 놓은 곡.

뒤이어 나오는 만장일치라는 곡은 전투 장면에서 나온 곡인 것 같다. 어디서 나왔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통일을 앞둔 아주 희망적인 그런 느낌이 난다. 이 음악을 들으면 아시아나 항공이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위풍당당한 느낌이 들어 그런가?

  17번 트랙인 열화뇌풍이라는 곡. 아마 내 기억 상 이 곡은 흉노나 강, 산월 들 여러 이민족들과의 전투 시 나오던 음악인 것 같다. 삼국지6에서 이민족은 철기 등의 훨씬 강력한 병과였고 꽤 많은 수가 쳐들어 왔기 때문에 게임 특성상 변방에 많은 수의 군사들을 배치할 수도 없었기에 항상 이민족이 쳐들어오면 그 성을 포기 했었다. 그래서 이 곡을 들으면 아직도 움찔 한 느낌이 든다.

그 외에도 유적이나 유성의 곡들도 타이틀곡을 편곡 하여 각각 특색 있는 훌륭한 곡이고, 중간 중간 언급하지 않은 곡들도 매우 좋은 곡들이다.

정말 삼국지6의 OST는 게임에 있어서 보기 드문 명반이다.

 

추억



※삼국지5 OST 들으러 가기
※삼국지7 OST 들으러 가기


※보통 음원을 올릴 땐 비공개로 올리지만, 삼국지6와 같은 CD들은 살래야 살 수도 없을뿐더러 Koei와 접촉하여 '음원 올려도 되느냐?' 라고 허락을 받기는 더 힘들고... 예전 생각에 꼭 다시 듣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처음부터 공개로 올립니다. 25번 트랙인 유적의 음원과 같은 경우 마지막 부분 소리가 많이 깨졌습니다. 아마도 오래된 CD때문인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삼국지6CD와 PK CD 두 곳에서 음질 좋은 것들만 리핑해 왔습니다. 음질 저하 이해 부탁합니다.
또한 자주 이용하는 플래시 mp3 플레이어는 한글이 깨지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아쉬운 대로 티스토리 플레이어로 올립니다.

※삼국지6의 작곡가를 모르겠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 댓글 부탁.
Posted by 미라수